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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0] 마법에 흠뻑 젖다- 볼튼 전 리뷰

- A매치 휴우증

A매치가 벌어지는 주간에는 국가대표 차출 때문에 주말 경기에서 선수들은 최고의 경기력을 보여주지 못하는 것이 다반사이다. 특히 유나이티드 같이 많은 국가대표를 보유하고 있는 팀일수록 국가대표 경기가 있는 주 주말에는 헐떡거리는 경기력을 보여주곤 한다.

단순한 친선전이 아니라 월드컵 본선 진출이 좌우되던 이번 A매치 주간에 유나이티드 선수들은 조국을 위해 열심히 뛰어줬다. 열심히 뛰었기에 체력은 고갈되고 박지성 같이 먼거리를 비행해야 하는 선수는 시차적응도 문제이다. 

게다가 루니는 부상으로 리그 경기에 출장하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다행인 것은 요 몇 시합 팀의 가장 골치거리였던 골키퍼문제가 반 데 사르가 돌아옴으로써 해결되었다는 점 뿐이었다.

- 90분 내내 지속되었던 마법
'
이러한 A매치 휴우증에 대한 우려에도 불구하고 유나이티드는 퍼기경의 '호날두 없는 새로운 팀'이 어떤 팀인지를 보여주는 좋은 경기를 펼쳤다. 90분 내내 관중들을 놀라게 하고 집중하게 만든 것은 젊은 선수가 아니라 30대 중반을 훌쩍 넘은 노장이었다. 이 노장은 회춘이라는 말이 부족할 정도로 훌륭한 플레이를 펼쳤으며, 그의 플레이에 최적화된 팀 공격은 언제나 상대하기 쉽지 않은 볼튼을 상대로 두 골을 뽑아냈다. 

긱스는 전성기에 비하면 눈에 보일 정도로 느려졌으나 특유의 방향 전환과 정확한 왼발은 여전했으며 거기다 시합을 보는 넓은 시야와 스콜스 뺨치는 정확한 패스로 팀 공격의 주축으로 활약했다. 이전 호날두가 있었을때에는 빠른 역습이 공격의 메인이었기에 긱스는 중앙에서 뛸 수 밖에 없었으며 팀의 빠른 템포를 해치는 무익한 존재였지만, 

지금의 상대를 옭죄고 조여서 과즙을 만들어버리는, 넓은 공간을 적절히 활용하는 공격 형태에서는 팀 공격의 메인으로 활약하고 있다. 팀의 전술에 따라 특정 선수의 역할이 이정도로 바뀌었다는 점도 놀랍지만, 이러한 점을 포착하고 과감하게 실천에 옮긴 퍼기경의 전술적 혜안에도 놀라움을 금할 수 없다.

긱스는 지치지도 않는지 수비에도 적극 가담했으며, 90분 내내 활발한 공격을 펼쳤다. 역시 아쉬운 점은 그가 매 경기 이런 활약을 펼치는 것은 체력적으로 부담이 간다는 점이다.

- 발렌시아, 네빌을 만나다.

이러한 측면에서 발렌시아나 나니는 긱스 대신 공격을 이끌 의무가 부여되는데, 나니는 아직까지도 만족스럽지는 않지만 그럭저럭 나아지는 모습을 보였지만, 발렌시아는 꽤 많은 이적료를 지불하고 데려온 선수치고는 눈물나는 경기력을 보여줄 뿐이었다. 경기를 보고 있는 관중도 타이밍을 다 알고 있는 단 하나 뿐인 페인트와 플레이 스타일로 일관하는 그의 모습은 울화가 치밀 정도였다.

하지만, 이 날 발렌시아가 보여준 경기력은 단순히 골을 뽑아서가 아니라 칭찬할만한 수준이었다. 지나치게 오른쪽 측면으로만 일관하던 이전 시합과는 달리 적절히 경기장 중앙으로 뛰어들어오기도 하고, 페널티 에어리어로의 크로스 뿐 아니라 숏패스, 스루 패스, 숏 크로스 등을 적절히 구사하면서 다양한 플레이를 보여줬다. 골은 이러한 상승된 경기력으로 인한 자연스러운 결과물이라 할 수 있다.

발렌시아가 달라진 것은 그가 이전과 다른 플레이 방식도 적절히 섞었기 때문인데, 이는 그의 파트너가 오셔가 아니라 네빌이었기에 가능한 점이었다. 오셔를 욕하는 것은 신을 모독하는 것과 마찬가지일 정도로 오셔는 감독 뿐 아니라 팬들에게 사랑받는 완전 소중한 선수이지만, 그의 멀티 능력은 반대로 보자면 어떤 포지션에서도 어쩡쩡한 모습을 보인다는 단점으로 보일 수 있다.

특히 오셔는 발이 빠른 편이 아닌데다 에브라의 적극적인 공격 참여로 인해 후방에서 적극적인 공격 가담을 자제하는 플레이를 펼쳤었는데 이는 발렌시아를 고립시키는 결과로 나타났다. 혼자서 측면에서 공을 잡은 발렌시아는 이른바 '치달'에 집중하기 일쑤였는데, 이날 네빌의 적절한 공격가담, 특히 네빌의 정확한 크로스로 인해 발렌시아에게 가는 압박이 줄어들었으며 이로 인해 발렌시아는 좀 더 다양한 플레이를 펼칠 수 있었다고 본다. 

브라운이 제 컨디션으로 돌아와서 네빌과 번갈아서 뛰어준다면 발렌시아도 오른쪽에서 좀 더 자신의 능력을 잘 보여줄 것이라 생각된다.

- 여전히 불안한 수비

반 데 사르가 돌아왔음에도 팀의 자랑거리였던 수비진의 불안함은 여전했다. 안 그래도 셋피스에서 적이 적극적으로 노리던 에브라는 물론이고 오셔 대신 네빌이 들어오면서 셋피스에서 높이는 더욱 낮아졌으며 볼튼은 이런 점을 적극적으로 노리고 들어왔다. 케빈 데이비스는 비디치 없는 유나이티드의 공중을 지배했으며 아직 덜 여문 에반스는 볼튼의 공격에 여러번 위험한 상황을 노출했다. 게다가 볼튼에게 골을 허용하기 전에 보여준 수비진의 집중력 부족 모습도 우려스럽다.

반 데 사르가 아니었다면 승점을 따낸 팀이 바뀌었을지도 모른다. 모스크바 원정-리버풀-블랙번--첼시로 이어지는 만만치 않은 일정에서 버텨내기에 가장 필요한 부분이 바로 안정적인 수비이기에 이런 문제점을 빨리 해결해
야 할 것이다. 
by keropark | 2009/10/18 10:55 | manchester united | 트랙백 | 덧글(0)
[089/10] 지상 최강의 극장- 맨시전 리뷰


-내가 원하지 않는 롤러코스터 탑승 

롤러코스터 같은 놀이기구는 좋고 싫음이 분명한 편이다.

놀이 공원은 끔찍히 사랑하며 스릴을 즐기는 이가 있는 반면 그런 스릴보다는 에스컬레이터 같은 안정감과 편안함을 좋아하는 이가 있다.  

축구 경기는 감독에게는 에스컬레이터이길 원하나 팬들은 롤러코스터를 원하는 그런 스포츠 일 것이다. 하지만, 롤러코스터의 끝에 추락이 기다리고 있다면 스릴을 즐기는 사람들 마저도 자유이용권을 끊을 이유가 없어진다. 

마찬가지로 축구의 스릴은 우리 팀이 마지막에 이긴다는 믿음 내지는 가능성이 있어야 진정한 스릴이 되는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이번 시즌의 맨체스터 더비전은 결과를 아는 지금에서는 즐거운 롤러코스터 였다고 할 수 있겠지만, 오웬이 골이 터지기 까지는 언제 추락할지 모르는 구멍난 열기구 같은 경기였다.

그것도 내가 탑승하기 원하지 않았던.

- 한번 실수는 병가지상사? 

한번 실수는 전쟁에서 흔히 있을 수 있는 것이다. 실수나 패배를 딛고 최종적인 승리를 쟁취한 사례는 역사책을 뒤져보면 수없이 나온다. 그렇기 때문에 초반 루니의 멋진 골에 이은 계속된 유나이티드의 멋진 흐름을 단번에 시티에게로 뒤집은 포스터의 실수는 용서될 수 있다. 

하지만, 역사책을 뒤져보면 사소한 실수로 군대가 전멸하거나 전쟁에서 패한 사례를 더 많이 찾아 볼 수 있다. 특히 축구에서 최종수비나 골키퍼의 실수는 자칫하면 한 경기는 물론이고 한 시즌을 날려버릴 수 있는 파급력을 가지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포스터와 리오의 실수는 충분히 비판해야 할 이유가 있는 것이다. 유스에서 갓 올라온 선수도 아니고 리오의 경우는 국가대표인데다 팀의 베테랑이라고 할 수 있는 노련미를 가져야 할 나이이다. 

가끔 뇌의 활동을 눈 앞에 펼쳐지고 있는 경기가 아닌 내일 아침밥에 달걀을 어떻게 요리할지에 사용하는 행위는 최종수비수인 그에게 너무나도 치명적인 단점이다. 특히 박빙의 리드를 지키고 있는 라이벌 전에서는 더더욱 치명적이다.  

두 선수의 실수가 나온 것은 잠시 정줄을 놓았다고 설명할 수 도 있겠지만 그래서야 아무런 개선책이 나오지 않는다. 사실 두 선수의 치명적 실수 뒤에는 골키퍼와 수비진의 호흡문제, 수비진의 조율 문제가 도사리고 있는 것이다. 반 데 사르와의 경우에도 초반에 리오와의 호흡에 문제가 있어 종종 실수가 발생하는 일이 있었는데, 포스터의 경우는 좀 심각하다고 할 수 있을 정도이다. 

골키퍼에게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다른 필드플레이어 들에게 믿음을 주고 그들을 조율하고 안심하고 공격에 전념하게 할 수 있는 용기를 주는 것이다. 리오는 물론이고 포스터도 이번 실수를 계기로 좀 더 단단한 파트너 쉽과 수비력을 구축했으면 한다

- 노병은 죽지도 않고 사라지지도 않았지만...

이 날 전반 막판에 테베즈의 슛이 골대를 맞추는 불상사가 있었는데, 이 골이 들어가지 않았기에 유나이티드는 후반 역전을 노릴 수 있게 되었다. 실제로 후반 시작하자마자 다시 전반 초반의 공세를 되찾은 유나이티드는 플레쳐의 천금같은 골로 리드를 할 수 있었다. 물론 그 리드는 얼마 못 가 벨라미의 크레이지한 플레이에 의해 상실되었지만 말이다.  

그러나, 그 뒤에도 유나이티드가 압도적인 공격력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90% 긱스의 공이라고 할 수 있다. 호날두가 이적한 이후 누구도 에브라를 살리면서 측면을 유린하는 모습을 제대로 보이지 못했었는데, 이를 이 날 긱스가 충분히 보여주었다. 드리블은 여전했으며 노련미가 더해진 패스와 크로스는 기븐을 신에서 인간으로 추락시키는데 큰 역할을 했다.  

안타까운 것은 그의 시계가 거꾸로 돌아가는 듯 하지만 그의 세포는 여전히 노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긱스가 위대한 선수이기에 이러한 클래스를 보여주는 것은 기쁜 일이지만, 나니, 발렌시아, 박지성 같은 선수들의 그의 '폼' 조차도 따라잡지 못하는 일은 정말 눈물이 날 일이다. 여기에 스콜스를 더하면 눈물이 앞을 가릴 것이다

- 그래도 긍정적인 측면들 일단 가장 긍정적인 측면은 극장을 보여줬든, 포스터가 삽질을 했든 승점 3점을 라이벌 팀이며 올시즌 빅4를 위협하는 가장 강력한 후보에게 따냈다는 점이다. 시티는 이 경기를 통해 올시즌 첫 패를 당했다. 무엇이든지 처음이 힘든 법이다. 앞으로도 그들은 패배에 어려움이나 두려움을 겪지는 않을 것이다. 

또한, 루니, 플레쳐라는 팀의 기둥들이 여전히 맹활약 해주고 있다는 점, 안데르손의 경우 주춤하긴 했지만 과거처럼 한 경기만 반짝하는 것은 아닐 것이라는 일말의 가능성 등 긍정적으로 볼 수 있는 부분도 많다.  

또한 오웬에게서 솔샤르의 냄새를 맡을 수 있었다는 점도 기쁜 일이다. 90분을 지배하든 단 1분을 지배하든 그에게서 기대하는 것은 과거 20번 처럼 중요한 '한 골'을 뽑아내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퍼기경의 전략이 맞아들어가고 있다는 점이다. 올시즌 고집스럽게 로테이션을 돌리고 있는 퍼기경인데, 초반 저조한 경기력을 보이면서 왜 캐릭을 내보내지 않는 건가, 발렌시아 답답하다, 베르바토프는 뭐하는가... 등등의 질문들을 만들어냈지만 지금 와서 보면 다들 충분히 쉬면서도(루니 빼고ㅠ 지만 루니는 쉬는 걸 원치 않을듯) 

경기는 이기고 있다. 

이보다 더 좋을 수 있을까?
by keropark | 2009/09/21 19:41 | manchester united | 트랙백 | 덧글(0)
[09/10] 라이언 긱스의 씁쓸한 활약


오늘 맨시전 경기에서 가장 활약한 선수는 루니, 플레쳐도 있지만 단연 긱스였다고 봅니다.

스피드가 감소한 측면은 있지만 잭나이프처럼 상대 수비를 벼려내는 드리블은 여전했고 환상적인 왼발도 여전했습니다

. 거기 덧붙여서 수비진을 농락하는 패스도 장착하셨구요. 긱스의 3어시는 그가 오늘 경기에서 얼마나 큰 비중을 차지했는지를 보여주는 것과 더불어 긱스의 36살이라는 나이와 함께 씁쓸한 느낌을 동시에 주는 것 같습니다. 

오늘 선발이었던 박지성은 물론이고, 나니, 발렌시아 모두 측면에서 만족스러운 경기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기에 긱스의 활약이 더욱 두드러져 보이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중앙 미드필더 내지는 후방 공격수로 뛸 것이 예상되었던 긱옹이 이번 시즌 토트넘- 맨시 전에서 왼쪽 날개로 뛰고 있다는 것은 나머지 젊은 선수들이 노구의 긱옹만큼도 뛰어주지 못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한가지 패턴으로 욕을 먹고 있는 발렌시아는 물론이고 상대 측면 수비수를 수비하는 수비력은 좋은데 공격에서는 그다지 좋은 모습을 보이지 못하는 박지성, 좀 나아지긴 했는데 여전히 타이밍 못잡는 나니. 

리저브에 토시치가, 병원에 오베르탕이 있긴 하지만 이 둘이 올시즌 박지성이나 나니보다 나은 경기력을 보여줄지는 미지수입니다. 앞으로 뛰어야 할 경기 수를 생각한다면 긱옹은 주말 경기에 출장하는 것이 최선일 겁니다.

호날두의 빈자리를 가장 잘 메꿔주고 있는 것이 긱옹인데 긱옹이 매번 출장할 수 없는만큼 다른 젊은 측면 자원들이 긱옹 반 만큼이라도 해줘야 루니의 부담이 많이 줄어들지 않을까 싶습니다. 

퍼기경의 40골 발언에서 현재 중앙 자원들이 제 몫을 다해주고 있는만큼측면 자원들이 얼마나 해주느냐에 따라 시즌의 결과가 달라질 것 같습니다. 젊은 혹은 이제 베테랑으로 가고 있는 선수들인만큼 성과를 내줬으면 합니다.
by keropark | 2009/09/20 23:50 | manchester united | 트랙백 | 덧글(1)